나: 만약 누군가 내 가족이나 조국을 해하려 든다면 폭력을 써서라도 막아야 할지도 모르죠. 하지만, 종교적 신념을 지키기 위해서 폭력을 쓰는 건 어떤 경우에도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해요.
Park: 저는 그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답니다. 가족을 위해, 종교적 신념을 위해, 그 둘이 다른 걸까요?
나: 가족을 위해 폭력을 쓰는 것은 인간적인 과오로 끝날 수 있죠. 하지만 종교적 신념, 즉 하느님의 이름으로 폭력을 사용하는 것은 기만적이며 양심과 하느님을 해하는 것과 동일하다고 생각합니다.
Park: 저는 영화 아바타 본 후 비폭력에 매우 큰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이상하게도, 웹에서 사전을 찾아 보았는데, '비폭력'을 검색해 보니 '아힘사'라는 단어가 뜨더군요.
나: 아힘사(Ahimsa)는 간디가 영국의 제국주의에 대해 비폭력 저항운동을 하면서 유명해진 용어라고 알고 있어요.
Park: 그 설명 중 재미있었던 것은 (폭력을 행사할 때) 상대방의 정신적 진보를 방해하며, 그것이 나에게 업으로 작용한다는 설명이었답니다. 육체적 위해 뿐 아니라, 정신적 진보 역시 방해하며 그것이 내게 되돌아 온다.
가치관이 충돌될 때 사람이 쉽게 선택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폭력의 행사이죠. 제가 같다고 본 것은..가치관의 충돌이라는 점 그리고 그 차이를 인정하지 않았다는 점이랍니다.
나: 비폭력이 좋다는 건 알지만 생활에서 실천하기란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억울한 일에 대한 분노 등이 마음에 남아 날카롭게 되기도 하구요. 결국 내 마음 하나 다스리기도 어렵더라구요.
Park: 원상님에게는 종교가 매우 큰 가치인 것 같아 보여요. 하나님에 대한 믿음. 그런데 재미있는 건 십자군 전쟁처럼 원상님과 어쩌면 똑같은 하나님에 대한 믿음에서 출발하였으나, .행동은 폭력으로 나타나기도 한다는 점이죠. 재미있지 않나요?
나: 진정한 신앙은 결코 폭력으로 나타날 수 없다는 분명한 믿음을 갖고 있어요. 십자군 전쟁이나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보이는 폭력적 신앙은 이기주의일 뿐 참다운 겸손과 사랑은 없죠. 진정한 신앙은 사랑이 아닐는지...
Park: 원상님이 분노한 그들. 종교적 신념 때문에 폭력을 사용한 그들도 원상님과 같은 고백을 한다면, 받아들이실 수 있나요?
믿음, 소망, 사랑 이 세 가지는 항상 우리 곁에 있는데 그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이다. (성경의 한 구절인데 제 기억이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어요.) 저는 이 말을 여러 번 곱씹고 음미해 본답니다. 정말 사랑이 가장 중요?
나: 저에겐 사랑이 가장 소중한 가치로 다가오네요. 그런데 정말이지 어려운 일입니다. 누군가가 종교적 믿음으로 내 가족을 해한다면, 내가 과연 그들을 진정 사랑할 수 있을지...
Park: 영화 잔다르크를 앞부분까지 보았는데.. 그 중 소녀 잔다르크가 영국군이 자신의 언니를 살해하는 장면을 목격한 후 고해성사를 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어요. 엄청난 눈물을 흘리며 소녀 잔다르크는 목사님에게 절규하죠.
'원수를, 원수까지도 사랑하라고 하셨죠.. 그렇다면 이 영국군들도 제가 사랑해야 하나요?" (세부인 대사는 제 기억이 잘못되었을 수 있어요.) 아.. 저는 그 대목에서 정말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더군요.
그 이후 영화를 더 보지 않고 (IPTV라서 중간까지만 보았다가 이어 보기가 가능해서) 잔다르크에 대해 생각해 보았어요. 합일, 신부님께 들을 말씀과 성경대로 살고자 하는 사람이 겪게 되는 혼란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어요.
나: 잔다르크의 절규하는 장면, 상상만해도 눈물이 나네요. 그럼에도 사랑하고 용서하는 것이 예수님의 복음이죠. "하느님은 당신을 사랑합니다"라고 말하며 죽을 수 있다면 참된 신앙인 것 같아요.
Park: 제가 왜 이토록 비폭력에 관심이 많은가하면, 제겐 가치의 충돌 일어날 때 나와 남이 다름을 인정하지 않아서 생긴 모든 것이 폭력이라고 보여지는데, 제가 아주 자주 폭력을 행사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 같아요.
제가 몸담고 있는 회사에서 거대한 가치관의 충돌이 발생했는데, 저는 지금 거대한 폭력을 행사하기 직전 상태인지로 모르겠어요. 저와 가치관이 다른 분들에게. 그래서 여러 가지 생각하게 되네요. 생각이 아닌 기도가 필요한 단계?
나: 가치관의 충돌이 생길 때 해결방법은 상황에 따라 다른 것 같아요. 폭력에 의하지 않고도 해결방법이 있지 않을까요?
Park: 물론 제가 십자군처럼 물리적 폭력을 쓰지는 않을 거예요. 하지만 말의 폭력, 사고의 폭력을 제가 많이 쓰게 될까봐 두려움을 느끼고 있어요. 루이 암스트롱과 같은 미소로 저와 가치관이 다른 그분들을 감쌀 수는 없는걸까요.
Tolerance, 관용, 포용.. 제게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그것인 듯 해요. 나와 다른 가치관을 가진 그 분들 생각을 내 생각과 똑같이 중요하게 생각하고 열린 마음으로 듣고 싶은데 그것이 힘들어서요.
나: 관용, 포용, 정말 쉽지 않죠. 저도 사실 종교적 신념이 달라 누군가와 갈등을 겪고 있거든요. 당장 나에게 손해가 온다고 생각하니 자존심도 상하고 그러더군요.
Park: 원상님.. 진지하게 대화 나누어 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가치관과 가치관의 충돌. 정말 여러 군데에서 목격하게 되고 겪게 되는 일이죠. 많은 생각하게 되네요.
나: 성미님과 대화하면서 저도 반성하게 되네요. 먼저 상대방에 대한 이해와 사랑에서 시작해야 할텐데요. "네 형제나 자매와 화해하여라 그 다음에 돌아와서 제물을 드려라"는 성경말씀이 생각나네요. (마5:24)
Park: 한 인간이 온전한 합일, 생각과 행동의 일관성 갖는다는 거 참 힘든 일이죠? 예수님은 그것 가능하단 거 보여주셨죠.
나: 예수님이 가셨던 그런 사랑의 길을 가는데 참다운 신앙이 있는 것 같아요. 혼자 가는 건 힘들지만, 진정 마음이 맞는 사람과 같이 간다면 한층 더 수월하겠죠.
Park: 어쩌면 Tolerance는 사람의 힘으로는 얻기 어려운 하나님의 선물인 것 아닐까요. 기도가 필요한 듯해요. 오늘 감사했어요.
제 꿈이 '좋은 교사잖아요." 아이들에 대해서도 더 많이 이해할수록 교육 효과가 높더라구요. 그래서 많이 알고 이해하려고 노력해요. 그 과정에서 실수도 있지만 오늘 감사했어요.
나: 돈벌이에 급급한 교사에 대한 존경심이 사라져가는 요즘, 아이들을 마음으로 이해하려는 진정 훌륭한 교사시네요. 꼭 좋은 교사가 되시길 기원할게요.
Park: 원상님도 연구 생활, 신앙 생활에서 늘 기쁨과 행복 느끼시길 기도드리겠습니다. 바로 그 '좋은 교육'때문에 생긴 가치관의 충돌이라 제겐 핵심 가치 영역이어서 충돌 과정에서 제가 tolerance 잃을까봐 걱정하고 있나봐요. 기도할게요.